Angkor Wat Day1-02 Angkor Thom, Bayon

Cambodia Angkor Bayon Smile

바이욘 미소의 바다에 빠진다.

1층 회랑에 상세하게 새겨진 수많은 부조에서 받은 잔잔한 감동은 바이욘의 얼굴상을 접하고 다른 차원의 것으로 바뀌었다. 감히 돌을 깍아 저 인상을 만들어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 수십개의 사면 얼굴상.

하나같이 세상의 근심을 끌어안을 것 같은 미소를 짓고 있다. 인생사의 희노애락를 넘어선 미소. 도를 튼 자의 미소. 역사의 흐름이 무의미해지는 미소이다.

바이욘을 방문한 전 세계의 수많은 관광객속에서 철저하게 혼자가 되어 그 부드러운 표정을 마음껏 가슴속에서 어루만져본다. 공간과 시간을 넘어서 바이욘의 미소의 바다에 빠질 뿐이다.

Cambodia Angkor Bayon

저런 미소를 지을 수 있는 마음 자세로 세상을 살아간다면 난 모자람없이 행복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참, 더할 수 없는 역설이다. 자신의 모습을 형상화하려 신이 되고자 했던 자야바르만 7세로 인해 당대의 수많은 사람들은 돌 하나하나 운반하고 깍아나가는 것이 더할 수 없는 세상의 근심이이었을 텐데.

200여개가 넘은 바이욘의 얼굴과 그 미소는 하나같이 다른 모습이어서 받는 마음의 감동까지 다채로와진다.

Cambodia Angkor Wat Angkor Thom Bayon

내가 선인이 되었을 때와 가장 비슷할 것 같은 표정을 찾는 것도 또 다른 감흥을 느끼게 한다. 선인이라….

인간의 좁은 마음으로 빗어진 전쟁과 세월의 풍파속에서 코며 눈이며 뺨을 잃어버린 얼굴상이 많았다. 얼굴 반쪽이 아주 없어져버린 것도 있었다. 너무 마음이 아팠지만 그렇게 서 있음으로 오히려 교훈을 주는 듯 해 고맙기도 했다.

Cambodia Angkor Bayon

몇 바퀴는 돌면서 두고두고 보고 싶었지만 시간에 쫓기었기 때문에 오래 머무르지 못 하고 북쪽 출구로 해서 바이욘을 빠져나온다. 웃으며 한국말로 인사를 하는 친철한 캄보디아 공무원 아저씨들 빼고는 북쪽 입구는 다른 관광객이 없었다. 기회를 놓칠 새라 우리 일행 네명은 어서 단체 사진을 찍은 후 바푸온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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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gkor Wat Day1-01 Angkor Thom South Gate

Angkor Wat Bayon Smile

한적한 박세이 참끄롱과 앙코르톰의 남문, 앙코르톰의 부조

캄보디아 앙코르에 새겨진 역사와 지나간 흔적들은 글로 표현하기에 너무나 거대하다. 우리가 만들어낸 활자체가 무력하기 짝이 없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기억을 추스리고 싶다. 언젠가 시간이 허락해서 상흔의 땅, 캄보디아를 여행하고 운이 좋아 앙코르까지 또 갈 수 있다면 2006년 여름의 여행 때 가졌던 기분이 조금은 참고가 되겠지.

8월 10일 목요일
원래 약속한 오전 7시 30분보다 조금 늦게 게스트 하우스 정문을 나섰다. 택시 기사 아저씨가 미리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주인 아저씨에게 인사를 하고 문을 나서니 기사 아저씨가 친절하게 문을 열어준다. 기사는 상당히 어려보인다. 20대 중반이 갓 지났을까. 선한 얼굴이다. 귀염상이고. 내가 좋아하는 얼굴상이다. 그와 사진을 찍어두지 못 한 것이 지금도 못내 안타깝다.

여행을 끝내고 나서 생각해보니 첫날의 택시 아저씨가 가장 친절하고 좋았다. 여행하는 우리 입장을 잘 배려해주고 항상 싹싹했다. 처음 만났을 때 약각 서먹해하며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다. 얌전한 인상만 주었는데 하루를 보내면서 맘을 튼 듯 하다. 제법 다정하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 주었다. 하루 일정이 끝나고 다음 날부터는 우리의 기사 아저씨가 될 수 없다는 말에 모두는 많이 섭섭해했다.

Angkor Wat Baksei Chamkr

앙코르 사원들 중 우리의 첫 번째 방문을 박세이 참끄롱이었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다른 곳에 비해서 사람이 많이 없는 아주 한적한 곳이었다. 그다지 크지는 않았지만 꽤 높다는 느낌이 든 탑이었다. 물론, 다른 곳을 보기 전의 인상이다.

나를 제외한 세 명의 일행이 신나게 탑의 계단을 올라간다. 좁디 좁은 계단을 보고 지레 겁을 먹은 나는 어쩔 수 없이 나이 많은 티를 내게 되었다. 부지런히 올라가는 일행을 바라보며, 또 습한 기운이 번지는 한적한 박세이 참끄롱을 바라보며, 바로 다음에 가게 될 앙코르 톰에 대한 기대를 조금씩 부풀려가고 있었다. 동시에 채 10cm가 되지 않는, 앙코르만의 좁은 계단에 대한 두려움도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다음은 앙코르 톰 사원의 입구인 남문이었다. 남문의 근처에 다다르니 갑자기 사람들이 북적대기 시작한다. 여기서부터는 왠만하면 부딪히는 것은 사람들이다. 아무도 없는 때에 한 발자국 한 발자국 새겨가면서 앙코르의 고즈넉함을 느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겠지만, 신선이 아닌 다음에야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이 복잡함에 익숙해질 수 밖에.

Angkor Wat Bridge South Gate

남문으로 가는 다리 양 난간에는 사진에서 미리 본 악의 신들과 선의 신들이 일렬로 서 있다. 선한 신들은 평범한 군자상으로 조금 단조롭지만 화난 듯한 악의 신들은 보기에 무척 흥미롭다. 악의 신들이나 선의 신들 할 것 없이 얼굴이며 손이며 잘려나간 부분 투성이다. 성한 신이 없는 셈이다. 사람들이 없는 틈을 타 재빨리 사진을 찍고 뱀의 신, ‘나가’를 설명하는 어느 여행 가이드의 안내에 귀를 가까이 대본다.

남문 하나만으로도 웅장하다는 생각을 하며 낡은 트럭과 바쁜 캄보디아인과 설레어하는 다른 여행객들과 같이 남문을 통과한다. 남문을 나오니 오른쪽으로 수십명의 캄보디아인들이 여행서적과, 모자와 엽서를 들고 호객행위를 한다. 상당수는 아주 앳된 어린아이들이다. 어제 저녁 시장에서 6달러 50센트에 산 앙코르 사진책이 2, 3달러에 판매되고 있었다. 역시 돈을 아끼려면 이런 정보를 알아두어야했는데라는 생각도 하지만 좋을 일 했다고 위로하고 개의치 않기로 한다. 기사아저씨와 만날 곳을 정하고 드디어 바이욘으로 들어간다.

바이욘은 자야바르만 7세의 국정 사원(State Temple)이었다고 한다. 들어가는 입구의 테라스에는 남문에서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천천히 이동하고 있었다.

입구에는 화려한 압사라 의상을 차려입은 캄보디아인들이 돈을 받고 사진을 찍어주려고 대기하고 있었다. 미안했지만 금전이 부족한 관계로 그들을 배경으로 몰래 사진을 찍었다. 그들의 화려한 모습에 들떠햇지만 12세기에 만들어진 천상의 작품이라는 바이욘의 미소와는 택도 없는 비교라는 것을 곧 알게 되었다.

Angkor Thom

들어가는 입구의 동쪽 벽에 새겨진 부조를 사람들에 부대끼며 관람하였다. 가이드도 없고 앙코르에 대한 특별한 지식도 없는 달랑 네 명뿐이 우리 일행에게 다행이 이 복잡함은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 어렵지 않게 만나는 한국인 가이드의 상세한 안내를 주워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공부하는 모습, 병원을 드나드는 모습, 축제를 벌이는 모습등 부조에는 당시 크메인의 생활상이 아주 사실적으로 새겨져 있었다.


  Posted under Cambodia on Monday, October 20th, 2008 | No Comments »

Chew Loneliness at Manhattan Beach Sand Dune

Most time I go to the sand dune with co-workers, but from time to time I like to go there alone. It’s usually one of those days that I feel a little depressed about the world and life, but also sometimes I go there alone to prove that I’m recharged with love.

When I’m down for whatever reasons, every step I take at the sand dune reminds me of general difficulties of human being’s life as well as my own hardships and confusions about life.

In Korean, there is this expression, “chew loneliness as you chew sand grains“. As sane as I am, I won’t chew sand grains with an excuse of its easy accessibility at the sand dune, but I do feel that every step feels like chewing sand grains. Well, each step forwards you up to the dune, but you also sink in the dune a third of the step at the same time. Climbing the sand dune ten times without any break totally feels like the hardships of my own life especially when I’m pessimistic about life. I’d almost believe if one deceived me saying ‘lonely’ and ’sinking’ have the same root in their pedigree.

Hasn’t everyone questioned about artists and their longing for loneliness? I’m one of those who think it’s true, at least true for some artists. Ok, I’m not really an artist, so let’s level down to an ordinary human being’s life. When a person feels lonely, I believe, sometimes they are just genuinely lonely. Maybe they are actually coming close to life than to death or darkness of life. That’s the kind of loneliness I feel at the sand dune.

I wonder how my body and my mind would feel if I climb up the sand dune alone at night. Of course, I wouldn’t dare to do it as a law-abiding citizen since Manhattan Beach Sand Dune Park is closed at night.

Although I find myself often down these days, sometimes I go there with feelings of love. I go there alone simply to test my unyielding temper! As much as it has practical benefits – I believe it’s a very good cardio workout if done without break – it is favoring for my mentality, too.

Where would I find such a good chance where I can challenge myself enough, yet not worrying about failure too much? Right, I can just go running for two hours. But with the sand dune, it’s fun to conquer the end!

Tomorrow, my husband and I will watch W., go to the sand dune, compete each other, and finish at Veggie Grill with their delicious veggie burger and fried yam. It will be a fun and refreshing!

Steep Manhattan Beach Sand Dune


  Posted under Everyday Life on Sunday, October 19th, 2008 | No Comments »

Loneliness That I Brought

Lonely Seagull

국민배우 최진실씨의 자살 비보로 마음이 엉망이 되지 않더라도, 벌어지고 있는 경제 대란에는 마음을 추스르기가 쉽지가 않다. 우울이 초가을의 폭풍처럼 가혹하게 덤쳐온다. 숫자 계산때문이 아니다. 고만고만한 은퇴 연금때문은 아니다. 살아가는 것이 팍팍해지고, 하루하루 살아가기가 고단해지고, 그래서 희망이 제 기능을 못 하기 때문이다. 삶이 지쳐간다.


사실은, 내 테두리 바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눈 돌릴 필요까지도 없다. 미국으로 돌아오는 길은 충분히 힘들었다. 비행기에서까지 롤러코스터같은 폭풍우를 겪었으니까. 그래도 자연이 주는 두려움은 무엇가 평온한 것이 있었다. 비행기를 타면서 처음으로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보았지만, 오히려 심산한 마음이 너무 가지런히 체념이 될 것도 같았다.


사람 사는 일, 그리고 죽는다는 것. 원하지 않는 지금의 길, 그리고 외롭고 무서운 앞으로의 길. 내팽겨칠 것이 두려워 미처 손을 내밀지도 못 할 때의 그 잔인한 고독감. 결국 사람은 혼자일 수 밖에 없을까. 그 어느 사랑도 꿈처럼 바다처럼 넓어질 수는 없을까?


고독이 철철 넘치는 한 남자에 대한 소설을 읽고 있다. 앤 타일러(Anne Tyler)의 낯설은 여행자(The Accidental Tourist). 그에게서는 고독의 냄새가 너무도 절실하게 넘쳐난다. 아침식사로 팝콘을 먹을 수 있게 침실 시계로 전기를 연결하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에서도, 사람들과의 대화를 피하게 하기 위해 비행기 여행시 읽을 책을 빠트리지 않는 그의 고난도 철두철미함에서도, 슈퍼에서 사온 캔 음식을 가지런히 정리하는 그의 강박관념에서도, 고독은 그를 짓누르고 있다. 아니, 어쩌면 그는 그런 고독에 너무 편안해져있는 지도 모른다.


그의 고독이 익숙하게 느껴진다.

The Accidental Tourist - Anne Tyler


  Posted under Everyday Life on Tuesday, October 7th, 2008 | No Comments »

Leaving Korea in 2008

In the rain

2008년 9월 21일 일요일

구미 시외버스 정류장에서 인천공항으로 가는 리무진 버스에 올라탄다.
버스안에서 바라본 세상은 흐릿하다.
엄마와 아버지의 모습이 가을을 재촉하는 부슬비에 가려진다.

비가 원망스럽지는 않다. 빗방울 하나하나 떨어지는 것이 더 살가워, 그래서 더 가슴 뭉클해질 뿐이다.

이번만큼 한국을 떠나기가 힘든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한국에서는 무엇이든 더 가깝게 느껴져서이다.
비 듣는 소리까지 더 반갑다. 살아있는 빗방울만 같아서이다.
그런 빗방울을 멍하니 바라보는 거, 그리고 그 속에서 사라지는 나이드신 부모님을 바라보는 거,
그래서 더 가슴 아프고, 더 인간적이고
더 잊을 수가 없다.

1년에 한 번 꼴로 예닐곱번 한국을 다녀왔지만 이렇게 시차 적응이 안 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새벽 네다섯시까지 잠들지 못 해 어리벙벙 눈 떠 있기가 벌써 일주일째다. 꿈만 같다.

한국에서 진득이 느끼고 온 삶의 감상을 잊지 말라는 뜻인가보다.


  Posted under Everyday Life on Sunday, September 28th, 2008 | No Comments »